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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PC 신작 리듬게임 MUSYNX에 대한 단상

SCTL 2018. 12. 12. 21:12


MUSYNX, PC 리듬게임 유일사상체제 확립?


스팀에 12월 5일자로 출시된 따끈따끈한 리듬게임, 뮤싱크. 이것은 지금까지 PC로 나왔던 여느 실험형 리듬게임, 노트 치는 시늉만 하는 그런 덜떨어진 리듬게임이 아니다. 키를 누르면 악기 소리가 나와 음악을 실감나게 연주할 수 있는 갓겜이다. EZ2AC와 DJJMAX와 같은 게임이란 소리다.

지금까지 우리 PC 리듬게이머들은 얼마나 서러움에 북받쳐 살았는가! DJMAX 트릴로지 이후 10년째 안나오는 PC판 DJMAX 시리즈! 2번이나 말아먹은 이지투온! 그리고 남아있는 것은, 무료이지만, 자기가 하고싶은 음악을 일일이 대회장 찾아가서 찾고, 공개종료된 작품들은 가지고 있는 사람들 찾아가서 구걸해서 찾고 오만가지 짓을 해야하는 접근성 막장 중의 막장인 BMS이다. [오투잼, 팝스테이지는 진작에 망했었고, 그래픽적인 요소에서는 이 세개를 못 따라온다.]


이 게임의 가격은 단돈 4딸라! 겨우 4딸라만 내면 기본 수록곡 약 50여곡을 즐길 수 있다. 2만 6천원짜리 DLC를 사면 앞으로 모든 업데이트 곡들을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고, 즉시 수십곡의 악곡이 언락되어 바로 백 수십여곡을 즐길 수 있다. 3만원의 행복인 것이다.


게임의 플레이 UI는 핸드폰 버전의 뮤싱크의 것과, PSVita버전 시절의 UI를 선택할 수 있다. 클래식 테마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그 표준형 노트낙하형 리듬게임 UI다. 애초에 핸드폰 버전 UI는 컴퓨터에서 플레이하기에 매우 끔찍한 가독성을 자랑하므로 바로 이 UI로 교체하게 될 것이다.


게임의 플레이는 컴퓨터의 키보드 체계에 맞추어져 있다. 이것은 PC 플랫폼이면서 키배치가 누구나 가지고 있는 키보드가 아닌 비트콘 기반의 S+12345/S+1234567 이따구로 짜여져 있는 매우 엿 같은 BMS와 비교하여 가히 감격의 눈물을 흘릴 정도의 그런 것이다. DJMAX 트릴로지와 이지투온을 플레이했던 사람들에게는 드디어 해볼만한 리듬게임이 PC로 찾아왔다는 것에 기쁜 소리를 외칠 것이다.


곡 라인업은 매우 탄탄하게 짜여져 있다. 리듬게임 하면 바로 생각나는 장르인 트랜스부터, 상쾌한 보컬 락 음악, 푱푱 튀는 일렉트로닉 팝, 하드코어 테크노, 8비트를 위시하여 다양하게 존재한다. 전세계적인 밈으로 유명한 브레인 파워도 이 게임에서 직접 연주해볼 수 있다. 이 중에 특출나는 것은 중국어 보컬 곡이 많다는 것인데, 현재까지의 평을 보면 한국사람들은 중국어 보컬에 매우 거부감이 심한 듯 하다. 하지만, 한국, 일본, 중화민국에서 나온 지금까지의 주류 리듬게임에서 중국어 보컬의 곡을 볼 수 없었고 난 음악의 언어는 어디까지나 음악을 구성하는 하나의 악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다양성에 점수를 많이 주고 싶다. 단지 지금은 한국, 일본 사람들에게 익숙한 일본어 곡이 극소수고, 한국어 보컬 곡은 없다는 데에서 매우 당황할 것이다.


또한, 이 게임에서는 EZ2AC의 곡들이 라이센스 수록되어 집에서도 이지투 곡들을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내가 이 게임의 DLC를 산 매우 큰 이유이다.

현재의 초기 버전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지투 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Terminated Protocol

Gothique Resonance

Keep oN!

INFINITY

Makes Me Wonder

Shattered Skies

Storm Chaser

Far Away

BlitzKrieg

8th Planet

Oriental Shade

Find Me


이 외에 더 많은 이지투 곡들이 향후 업데이트로 추가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게임에는 너무 문제점들이 많이 쌓여있다. 좀 심각할정도로 많이.

위와 같이 한국어 폰트가 굴림체로 되어 있어 매우 디자인이 끔찍한 것은 단순히 시작일 뿐이다.


일단, 곡 셀렉트 화면이 처음 이미지와 같이 초창기 오락실 리듬게임과 같이 되어 있다. 이 게임은 처음부터 곡 수가 수십곡에서 100곡 이상이 될 정도로 엄청나게 많다. 따라서 리스트화 되어 있지 않은 이러한 곡 셀렉트 화면은 곡 선택에 매우 지장을 초래하는 요소가 된다. 이것은 제작진이 공식 트위터에 개발중인 새로운 곡 셀렉트 화면 UI 스크린샷을 올려놨기 때문에 곧 패치될 점이다.


하지만, 이 게임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음악을 즐기는 리듬게임인데도 음질이 심각하게 구리다는 것이다. 96~128kbps의 mp3 파일을 듣는 느낌이다. 게임 용량을 보면 곡 수에 비해 매우 심하게 저렴한 5기가 분량의 용량이다. 직접적인 비교대상인 DJMAX 리스펙트를 예로 들자면, 이 게임은 DJMAX 시리즈의 최신작인 만큼 현대의 게임기 스펙에 맞춰져 음원이 무손실로 되어있고, 그에 따라 게임 용량이 블루레이의 50기가를 채우는 양이다. 거기의 1/10밖에 안되는 용량이다. 물론, DJMAX는 모든 곡에 BGA로 떡칠되어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가 곤란하지만 그래도 좀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요즘 게임은 용량을 절약할 필요가 없다. 그냥 펑펑 쓰면 된다. PC 게임은 아예 사람들이 블루레이 디스크를 안 사서 아예 게임 설치 수단으로써의 디스크가 시장에서 사라졌지만, 다운로드받는 게임의 용량은 보통 50기가는 기본으로 찍고 콜오브듀티같이 많으면 70기가, 100기가 이상은 찍는다.

이것은 내가 추론해본 문제점이고, 다른 추론된 문제점에 의하면 유니티 엔진의 설계결함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유니티 엔진은 사운드 음질을 64~80kbps 수준까지 낮춘다는 이야기가 있다. 다른 핸드폰 리듬게임의 음질도 좀 많이 형편없는 수준인 걸 생각하면 유니티 엔진의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한 채 게임 출시를 했다는 소리가 될 수 있다.


음질과 동일선상에 있는 문제점으로, 전체적인 게임 사운드트랙들의 관리 실패가 있다. 곡마다 믹스 상태가 들쭉날쭉하다는 것을 나같은 음악 쪽에 종사하는 전문가가 아니어도 귀가 좀 좋으면 쉽게 인지할 수 있다. 이것은 소규모 팀에서 제작하는 리듬게임들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이 게임에서도 해결하지 못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게임들은 엔지니어링을 작곡가한테 다 전가하기 때문에 곡마다 퀄리티가 다 다르다. 하지만 뮤싱크는 키음을 활용하는 리듬게임이기 때문에 이걸 전담 인력 쪽에서 잘 하면 해결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더더욱 관리 실패의 여파가 느껴진다.


그리고 또. 보컬을 키음으로 쓴 곡들이 너무 지나치게 많다. 저렙곡들 일부를 보면 아예 곡 전체를 악기 연주가 아닌 노트를 쳐서 보컬이 들리는 광경을 감상할 수 있다. 그게 아니라도 쌩 보컬을 키음으로 활용하는 사례를 많은 곡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례로 Makes Me Wonder는 이지투에서는 보컬을 키음으로 활용하지 않고 순전히 악기만을 키음으로 사용하지만, 이 게임에서 플레이하면 '에브리 띵 앍 원투비 비릣유' 하는 보컬을 플레이어가 연주하는 분위기가 펼쳐진다. 키음을 자르고 그걸 게임화 시키는 건 전적으로 제작진의 재량이지만, 이 사람들은 이지투, 디맥같은 리듬게임을 플레이하지 않았거나, BMS 쪽에서 조금이라도 놀아보지 않은 사람이라 추측된다. 따라서 연주에 너무 위화감이 많이 느껴진다.

키음을 자르는 데에서도 노하우가 부족한 것이 느껴지는데, 일부 곡에서는 피아노가 뚝뚝 끊겨 클리핑이 나고 어떤 곡에서도 클리핑이 나고, 어떤 곡은 데이터가 꼬였는지 엉뚱한 키음이 나오고...


▲저 sound enhancer가 auto로 고정된 곡은, 키음이 없는 곡입니다. 한마디로, 너님은 음악을 연주할 수 없고 연주를 하는 시늉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고자란 말입니다, 고자. 그러니까, 저 네코파라 곡은 마치 중성화 수술을 당한 고양이와 같다. 으악! 고자라니!!!!!!!!!!!!!!!!!


그리고, 이것도 심각하다. 이 게임은 분명히 음악을 연주하는 게임이다. 하지만, 아예 키음이 없는, 그러니까 MR 노래 하나만 틀고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 무의미한 노트만 쏟아내는 벙어리 곡들이 많다. 심하게 많다. DLC 곡들까지 합쳐서 무려 19곡이다. 누가 스팀 리뷰에 이 게임이 오스라는 쓰레기 해적판 게임보다 못하다는 막장 평가를 쓴 적이 있는데, 이런 곡을 판매하는 게임에서 억지로 하느니 차라리 오스 쪽이 낫다고 불 수 있다. 음악을 연주하는 게임에서 이런 케이스는 거의 없다. EZ2AC의 경우에는 옛------날에 찬가1을 글자 노트로 마구마구 배열하는 이벤트성 막장 채보에서나 이걸 했었고, DJMAX는 최근에 업데이트된 요구르팅의 테마곡이 남아있는 사운드 리소스가 없어서 할 수 없이 무키음으로 업데이트를 한거고 이게 끝이다. 모든 곡들은 다 소리가 나는 연주곡들이다. 이것은 확실한 게임의 문제이다.

네코파라 OST가 이 게임에 수록되어 있어서 나는 기대를 하고 곡을 틀었는데 앗... 키음이 없어? 없어?????????????????????????????

더욱 경악할만한 것이, 타 리듬게임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가져온 곡 중 한 곡도 키음이 없다. 어?????????????


그리고 난이도 체계. 이 게임은 4키와 6키의 두 모드가 있고, 모드마다 이지 하드 두 종류의 난이도가 있다. 이 난이도 체계는 현시대 리듬게임들에 비하면 매우 부족하다. 그리고, DJMAX 포터블 시리즈를 해본 사람들이라면 이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콘솔판의 패턴을 그대로 PC판에 박았다는 것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게 왜 문제이냐 하면, 콘솔 리듬게임은 출시한 수가 매우 적다. 그래서 어찌보면 그렇게 부족한 것도 아닐 수 있다. 하지만, PC로 리듬게임을 하는 플레이어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DJMAX, 이지투온, 그리고 오락실까지 가서 이지투를 플레이하며 온갖 초고렙 막장 채보 또는 수많은 양의 채보를 범접하며 기를 갈고 닦아온, 비유하자면 군대 원사 또는 특공대원과 같은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에게 이 정도 양의 채보는 간에 기별도 안 가는 양이다.

다른 게임과 비교하자면, 이지투는 모드마다 한 곡에 최대 4개 난이도의 채보가 부여되어 있다. 여기에 코스모드에서 플레이 가능한 전용 채보까지 합하면 더욱 더 많아진다. 이지투는 여기다 수많은 다키 모드가 존재하기 때문에 채보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같은 콘솔 플랫폼인 DJMAX 리스펙트도 최대 3개 난이도의 채보가 모드마다 존재한다.


콘솔 채보를 그대로 박았는데 정작 게임 자체는 엑스박스 패드를 지원 안한다는 황당하면서도 소소한(?) 단점은 넘어가고...


게임의 비주얼 역시 장점을 깎아먹는 요소이다. 다른 상용 리듬게임에 비하면 좀 많이 구리다. 아무리 네타성으로 잡아넣는 곡이라도 솔직히 위와 같은 퀄리티의 아이캐치는 숨겨진 곡에 쓰던가 하고, 누구나 플레이 가능한 기본 리스트에서는 안 보이는게 좋지 않을까...

이 게임은 거의 모든 곡들이 움직이지 않는 일러스트의 아이캐치 최대 두 장, 인게임 화면에서도 이것이 나오며 배경은 아주 심심한 이펙트가 좀 나타나는 것이 끝이다. 다른 리듬게임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이 비주얼은 매우 심심할 것이다. 리듬게임에서 아주 막강하고 화려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DJMAX와, 모든 곡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곡마다 개성이 넘치고, 때로는 사람을 갈아넣은 듯한 퀄리티를 자랑하는 EZ2AC와 비교하면. 응응...

그리고, 망작이라고 평가받는 누리조이의 최악의 먹튀 사기작 비트크래프트 사이클론과, 그의 후속 망겜인 슈퍼비트 소닉도 비주얼은 DJMAX에 비해 절대적으로 열세일지언정, 그래도 인게임에서 곡마다 알맞은 범용 BGA를 선별하여 화면에 뿌려주는 등 어느정도 역할은 충실히 했다. 한마디로 이 게임의 비주얼은 실패이다.


그래도, 이 게임에도 BGA를 재생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8th Planet을 플레이하면 화려한 동영상 BGA가 재생된다. 하지만, 이 게임에서 독자적인 BGA를 갖춘 곡은 해왕성 단 하나고, 다른 BGA가 있는 곡들은 죄다 원본 BMS 버전에 있던 것을 이식한 것에 불과하다. 물론, BMS의 구리고 낮은 해상도의 그것을 감상하는 것과 달리, 이 게임에서는 풀사이즈 HD 해상도로 BGA를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 하지만, 그러면 BMS와의 차이점이 뭔지...

DataErr0r의 경우에는 역시 BMS 출신 곡인데, 여기에는 BGA가 없다. 이것은 확실히 BMS 열화판으로 즐기는 것이나 다름없다.



끝맺음으로써, 게임의 독보적인 가치와 다르게,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 이 게임의 수명은 DJMAX PC판이 출시될 때까지라고 할 수 있다. 수리할 곳이 많은 게임이다. 여튼, PC에 제대로 된 리듬게임을 만드는 놈들도 없고, DJMAX 트릴로지는 무려 출시 10년이나 지나서 우릴대로 우렸고, BMS가 가진 끔찍한 접근성과 달리, 게임 한번 설치하면 많은 곡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잇는 이 게임의 가치는 현재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기본 가격인 4딸라는 이 게임을 즐기는 데에 차고도 넘치는 가격이다. 4딸라에 사서 이 게임이 맘에 든다면, DLC도 사서 마음껏 우려먹을 수 있고, 맘에 들지 않아도 그냥 밥 한끼 굶었다 생각하고 무시할 수 있는 가격이란 소리다.


DJMAX 리스펙트의 PC판이 사내 테스트중이라는 루머도 있고 출시할 수도 있다는 루머도 있다. 여튼, 이게 진짜로 이루어지고, 이 게임의 문제점들이 여전히 이 상태에서 답보 상태에 있다라고 한다면, 그 날에 이 게임의 수명은 끝날 것이다. 제작진의 결단과 노력이 필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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