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경의 작곡 갤러리
BMS에서 노래가 이상하게 끊어져요! / BMS의 키음 다중 정의에 대하여 본문
간혹 BMS를 만들면서 이렇게 똑같은 하나의 음원 파일이 키음 슬롯에 2개씩, 많으면 4개까지도 등록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자주 찾는 BMS 도구인 BMHelper 역시 기본적으로 빠르게 반복 재생하는 키음에 대하여 이런 식으로 키음을 등록하게 되어 있죠. 이렇게 되어 있는 이유는 BMS 구동기들이 기본적으로 같은 키음을 반복 재생하면 바로 앞에 재생한 것을 중단시키고 다시 재생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으로 키음의 재생이 중간에 중단된다면 '뚜두두두두두두두두두ㅜ두두ㅜㄷ둑'으로 대표되는 노이즈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이고 특히 피아노의 경우 연주가 괴상하게 꼬여 음악을 망치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이것을 어느정도 방지하기 위하여 같은 음원 파일을 여러 개의 키음 슬롯에 등록하고, 이를 에디터에 순서대로 1 2 1 2 혹은 1 2 3 4 1 2 3 4 순서대로 배치합니다. 음원의 길이가 길면 이렇게 해도 끊기는 것은 여전하지만, 그 주기가 길어져 이런 현상을 방지하는 데에는 확실히 도움이 됩니다.
그렇다면, 왜 BMS 구동기들은 음원 반복재생 시 앞에 틀었던 것을 끊어버리는가? 먼 옛날 키음 리듬게임에서는 지금보다 훨씬 시스템의 사양이 열악했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키음의 갯수가 적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 트릭이 필요했죠. 예를 들자면, 힙합 곡에서는 디제잉용 스크래치를 돌릴 때 같은 키음을 재생하면 스크래치 소리가 멈추고 다시 그것이 재생되는 것으로 자기가 디스크를 직접 좌우로 휙휙 돌린다는 느낌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EZ2DJ 1st Track의 노래들을 한번 상상하여 보세요.) 이런 것이 대표적으로, 어떻게든 적은 키음 갯수의 한계를 돌파하고자 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용하는 메모리 절약...? 이런 세세한 것 까지는 제가 개발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잘은 모르겠습니다.
어찌됐든, 요즘에는 이런 요소들을 일일이 생각하여 노래를 작곡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게임에서 변수가 생긴다는 것은 작곡가가 BMS에서 자신이 의도하는 노래를 완벽하게 재현할 수 없다는 뜻도 되지요. 컴퓨터 사양도 옛날에 비하면 아주아주 좋아졌으니 굳이 이런 고생을 할 필요가 없죠.(딜레이 패턴을 재생 시 노래가 더러워져서 이런 기능이 아직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것은 작곡가가 지정한 스펙 외에 속하니 논외로 쳐야 합니다.) 스크래치를 돌린다 하면 그냥 DAW에서 스크래치 돌리는 마디마다 절취선을 그어주고 키음을 잘라 정확한 위치에 삽입하면 그만입니다. 대표적으로 EZ2DJ 7th의 경우, 작곡가들이 이러한 게임의 사양을 모르고 키음을 잘라서 넣었더니 노래가 의도한 것과 다르게 많이 틀어져 버렸다는 후일담이 있었습니다.
키음의 사용 갯수를 줄일려고 만들었다고 생각되는 이러한 요소가 지금 시대에는 오히려 키음의 사용 갯수를 늘려버리는 것이 아이러니입니다. 사실 BMS의 키음 갯수 제한인 1295개도 지금 시점에서는 굉장히 협소한 편에 속하며, 생각없이 키음을 마구 자르다가 어느샌가 키음 제한을 다 써버리는 그러한 상황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쓸데없는 기능은 지금은 좀 없애고 이러한 요소를 적극 차용했던 고전 노래는 BM98과 같은 고대의 유물에서 플레이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당연히 현세대 리듬게임인 DJMAX 리스펙트와 EZ2ON은 이러한 기능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현세대 구동기 중 하나인 beatoraja 역시 반복 키음 재생시 뒤의 것을 끊어버리며, Qwilight만이 키음을 끊지 않고 정상적으로 재생합니다. 발전을 위해 역사로 보낼 것은 좀 보냅시다.
'엔지니어 35의 BMS 제작 가이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BMS에서 변속 키음 뽑기 (0) | 2024.05.03 |
---|---|
4키/6키 BMS 제작하기 (0) | 2024.03.03 |
차세대 BMS 구동기 소개: Qwilight / beatoraja (0) | 2022.04.15 |
BMS 키음 이쁘게 자르기 (0) | 2020.04.05 |
사운드 엔지니어 35의 BMS 제작 가이드 (18) | 2017.0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