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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경의 작곡 갤러리

35의 PABAT! 2022 작업기 본문

작곡 이야기

35의 PABAT! 2022 작업기

sctl 2022. 4. 14. 03:45

쉬어간다는 느낌으로 조촐하게 보낸 올해 파밧. 하지만, 마냥 조촐하게 보낸 건 아니고 무언가 파격적인 시도를 해 보았다.

 

[Electro Addict]

 

적지 않은 기간동안 BMS를 만들어온 사람으로써 그간 많은 의문을 품고 있었다. FHD를 넘어 4K 해상도까지 가는 시대에 왜 BMS는 640*480이라는 구린 해상도를 아직까지 끌고가는 것일까? 멋진 BGA들을 막상 인게임에서는 왜 화질이 다 깨지는 품질로 감상해야 할까? 왜 비트콘 기준의 패턴만 끌고갈까? 같은 많은 것들이고 이 의문 중 일부에 대한 해답이 이미 나와있었다.

 

바로, 차세대 구동기인 Qwilight과 beatoraja이다. 이 구동기들은 HD 해상도를 기본 지원한다. BGA도 HD로 잘 출력한다. BMS도 이제 현세대 리듬게임과 같은 비주얼 퀄리티를 보일 수 있는 것인가!!!! BMS로 현세대 상업용 리듬게임과 같은 때깔을 보인다는 것이 내 눈에는 진짜 매력적이다. HD 해상도 자체야 몇몇 BMS들이 이미 예전부터 차분 파일로써 제공을 하고 있었던 것인데, 어디까지나 사람들에게 선택사항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LR2로는 여전히 그 그지같은 해상도를 감상해야 하며 다수의 BMS 플레이어들이 다 LR2만 쓴다. 그래서 나도 차세대 구동기들의 존재 자체는 알고 있었지만 이 점이 참으로 걸렸다.

 

그런데, 시험 삼아서 Qwilight에 HD 해상도의 아이캐치와 BGA를 넣어서 플레이해보니 너무나 보기가 이뻤다! 이것이 1차적으로 내 마음을 돌렸고, 일련의 연구를 통하여 이 구동기들은 Flac 포맷의 음원도 지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Flac 포맷은 구세대 구동기에서는 지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MR 60초 제한, 이것은 LR2에서만 불법 BMS를 막는다는 명목으로 만든 것인데, 어짜피 그래도 불법 BMS를 만들어서 할 놈들은 하고, 대다수의 불법 BMS는 무키음 벙어리 BMS고, 불법 BMS 랭킹 등재 차단은 이런 거 필요없이 운영 측의 의지만 있다면 불법 BMS만 파악하여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으로 이 제한은 제작자의 불편함만 늘리는 요소이다. 차세대 구동기들은 MR이 60초를 넘기면 랭킹 등재를 차단하는 규정이 없다! 그러므로 강제로 사람들이 LR2에서 플레이하지 못하게 막고 차세대 구동기에서 플레이하라고 적어놓으면 평가를 어떻게든 해볼 사람들은 차세대 구동기를 울면서라도 다운받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여 과감하게 차세대 전용 BMS 제작을 결정하였다.

 

역시 예상한 대로 LR2에서 플레이할 수 없다는 이유로 악평과 낮은 점수가 많이 나왔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의외로 좋은 평가들이 많이 달렸다. 이런 도전이 어느 정도는 잘 먹힌 것인가...? 내심 기뻤다.

 

차세대 BMS 구동기 인구를 늘리려면 역시 차세대 구동기에서만 즐길 수 있는 메리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것을 차세대 구동기에서만 즐길 수 있는 BMS를 만든다는 해답을 제시한다. 차세대 구동기에서만 즐길 수 있는 BMS... 별거 없다. 그냥 포맷만 Flac으로 바꾸고 HD 컨텐츠들을 넣는 것. 어짜피 lr2에서 돌리기 위해 플레이어가 ogg로 컨버팅하면 그만인데 이게 뭐 별거냐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전용 포맷으로 1차적인 장벽을 만들어도 귀찮음이 생기지 않을까. 그런 생각.

 

차세대 bms를 표방하고자 하면 bmson이라는 포맷을 쓰면 되지 않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bmson은 기존 bms의 제작 방식을 그대로 쓸 수 없어 생산성이 낮고(개인적으로 BMS의 생산성 향상과 높은 퀄리티 두 명의 토끼를 모두 잡는 것에 중점을 잡고 계속 파온 나로써 이는 크나큰 결점이다.), 거기다 멀티트랙을 그대로 쓰는 이 방식은 (특히 뚜두두두두두두둑하는 그 노이즈 때문에) 연주감에 크나큰 저하를 불러오기 때문에 키음 자체의 퀄리티를 중시하는 나로써는 쓰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bmson은 업데이트 중단으로 더 발전할 여지도 없더라...

 

노래 자체는 뿅뿅하는 애시드 사운드를 중점적으로 하는 평범해 보이는 담백한 애시드 트랜스이다. 하지만, 쿵짝쿵짝 하면서 물흐르듯이 전개되는 이런 담백한 옛날식 트랜스가 나는 좋더라. 요즘 시대에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슬프다.

 

아이캐치는 고대 이집트 벽화 스타일을 모방하여 만들었다. 애시드나 싸이키델릭스러운 그런 음악이라면 보통 인도 신화같은 것들을 차용하지만, 둘다 고대이니 알게 뭐야. BGA는 인터넷에 올려진 소스를 편집하여 갖다 썼다. 의도적인 건 아니고 이러한 스타일의 BGA를 만들 능력이 없어서..

 

아참, 2020년 파밧에 낸 토끼전도 차세대 BMS용으로 업그레이드했으니 한번 다시 해보시라!

東方兔傳說 -SKY DEFENDER- - sctl / raw_png (No.2) [k-bms : PABAT! 2020 seasons event page]

 

 

[Ще не вмерла Українa [BMS Edition]]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략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이 BMS를 만들 당시에도 상당히 이 침략 전쟁에 놀랐는데, 시일이 지날수록 훨씬 참혹한 소식들만 들려오니 우울하다. 스레브레니차 학살같은게 21세기에 나올 줄은.

 

따라서 아직 이쪽에서는 드문 우크라이나 문화를 차용해보자라는 의도로 우크라이나 국가를 한번 적당히 어레인지하여 BMS화 시켜보았다. 이것보다 훨씬 멋진, 그 나라 사람들이 진짜 기깔나게 연주하여 올린 락 어레인지 버전들이 있더라. 그런 것들에 비하면 미디기타로 떡칠된 이 작품은 그야말로 참새와 같은 작은 노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국가를 BMS로 즐긴다는 의의로써 봐달라. 리듬게임이, 특히 BMS같은 전통의 노트낙하 연주 장르는 동아시아에서만 활성화되어 있어서 이역만리 떨어진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이것을 발견하고 플레이해볼지는 의문이지만, 혹시나 플레이를 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너무나 기쁠 것이다.

 

번외편: [Amant Frivole]

 

비슷한 시기에 일본에서 열린 BMS 행사 BMSをたくさん作るぜ'22에 출품한 노래다. 오래 전에 Linne씨와 합작했는데 이제서야 빛을 보게 된 것이고, 일러스트도 굉장히 오래 전에 만들어졌었다. 믹스 상태만 조금 현대에 맞게 손보고 BMS 자체의 제작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이루어졌다. 내내 피아노로 깽판을 친다는 컨셉은 훨윈드와 비슷한데, 이쪽이 훨윈드보다 먼저 제작되었던 노래라는게 안습..

 

본 곡도 차세대 구동기에서만 즐길 수 있는 BMS로 만들었다. 하하!

 

아이캐치 컨셉은 대충 지구의 빅토리아 시대 귀족 따님 컨셉으로 차려입고 피아노 치시는 여신님.

 

맥시멈 난이도는 피아노 치시다가 빡돌아 피아노를 까 부수시는 여신님이 되시겠다. 요것만 새로 그렸다.

 

마치며, 차세대 BMS에 또 추가되었으면 하는 것이 이지투온과 같은 전통적인 키보드 전용 키모드인데, 엄연히 PC에서 즐기는 플랫폼이니 만큼 비트콘에서 탈피한 모드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BMS 플랫폼 제작자들이나 골수 플레이어들이 생각했다면 진작에 나왔을 것이며 오랫동안 비트콘식 S+1234567만 주구장창 활성화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나는 어설픈 저항의 표시로나마 패턴의 스타일이나마 PC판 리듬게임과 유사한 방식으로 짜고(롱노트 떡칠이라던가...) 내가 플레이하기에도 즐거운 5키 패턴들도 꾸준히 만들고 있다. 하지만, S+5/S+7 키모드를 아무리 키보드용 6/8키 모드와 유사하게 만든다고 해도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비트콘용 모드로써 한계가 있다. 내 염원이 언제 현실에서 이루어질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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